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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작업의 연장/설악

권금성에서 바라본 울산바위와 설악리조트




 8월 12일, 마지막 장맛비가 뒷심을 발휘해 천공의 티끌을 다 씻어버리고 하늘은 맑아졌다. 새벽에 일어나 검푸르게 보였던 울퉁불퉁한 구름들은 하늘에게 자리를 내주고, 파랗다 못해 시린 하늘이 보였다. 권금성 케이블카 아래서 정상을 올려다 보니 구름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한다. 과연 정상에서 저 푸른 하늘을 볼수 있을까 잠시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오른다.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외줄에 의지에 하늘로 오른다. 내 다리로 오르려면 족히 두세시간을 걸렸을테지만 단돈 8500원에 그런 노역과 수고를 덜었다. 남한땅에서 몇번째 높은 땅에 발을 딪고내려 수없이 짧은 시간들을 기록한다. 자연의 위대함이야 말해야 무엇하겠냐만 또 한 번 말하지 않고는 글을 넘어 갈수 없다. 아름답다. 경외롭다.
 사각의 형틀에 자연을 가두어 담고 있는 순간 불현듯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내 도구는 내 눈으로 들어오는 것 조차 모두 담지 못하는구나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벌컥 바닷물을 마시면 더욱 더 갈증이 나듯이 찰칵하고 셔터를 누르면 누를 수록 더 담고 싶어진다. 양에 찰만큼 찍었지만 끝내 내 뒤를 잡아끄는 이상한 손은 나를 놔주지 않았다. 그 손은 이제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언젠가 다시 그곳으로 나를 이끌것이다.

더해, 그러고 보니 설악리조트는 아주 쥐꼬리만하게 나왔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