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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작업의 연장/쏠비치

쏠비치 라오텔의 야경


올 봄에 찍었던 쏠비치 호텔&리조트
변변하게 야경을 찍어 놓은게 없어서 맞은편에 있는 야산에 올랐다. 어스름이 언덕에 걸리자 그때까지는 있는지도 몰랐던 이름모를 분의 묘지가 아래에 보였다. 왜 그런건 밤이 되면 더 잘보이는걸까. 어쨋든 내 키가 모자라도록 자란 갈대를 가르며 올라온 곳이기에 뭔가를 얻어 가야겠다는 생각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카메라 LCD의 미약한 불에 두려움을 가뒀다. 차......알칵, 셔터에 껌이라도 붙은걸까 셔터스피드가 10초를 넘어간다. 저기 아래에 배를 내밀고 있는 묘지를 의식하며 몇 컷 더 누른다. 해가 서쪽 산뒤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순간 마지막 컷을 담는다. 그때부터는 초스피드다. 후다다닥 삼각대를 접고 가방에 카메라를 넣은 후 산등성이를 날아가듯 껑충껑충 뛰어간다. 이윽고 묘지 옆을 지난다. 인사를 한다. 밤늦은 시간에 부산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계속 편히 쉬시고 나오지 마세요. 부탁을 드리고 밝은 빛을 향해 본능적으로 뛴다. 아, 내가 참 겁이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