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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90816-22제주도

제주도 해안도로 일주 세번째 이야기[2009년 8월 19일]

 

5. 2009년 8월 19일 넷째날

 

어제는 중문관광단지를 출발해서 서귀포시내를 지나 하례리 민박집에서 하루밤을 묵었다. 제주도는 관광도시답게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민박을 구할 수 있다. 처음에는 라이딩 중간에 민박집을 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했었지만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다양한 가격대의 민박과 팬션을 많이 볼 수 있었다. 7~8만원정도면 아주 예쁘고 훌륭한 팬션을 구할 수 있고 3~4만원이면 깔끔하고 괜찮은 민박도 구할 수 있다. 흥정만 잘 한다면 학생D.C도 가능 한 것 같다. 석원군과 나 둘다 이제 내년이면 30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둘다 동안(?)이라서 그런지 여행내내 학생취급받고 급기야 넷째날 민박집에선 학생D.C까지 받았다. 셋째날을 가정집 2층에 있는 민박집에서 묵고 다음날 아침 9시경 다시 출발했다. 먼저 이야기 한적있지만 셋째날부터는 사진을 그리 많이 찍지 않아서 사진이 별로 없다. 아직도 참 아쉽게 생각한다. 조금더 신경을 써서 묵었던 민박집과 출발 할 때의 모습을 담아둘걸 그랬다. 다음 부터는 꼬박꼬박 기록하는 습관을 더 들여야 겠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달리다가 멈추기 싫고 카메라를 꺼내기 싫고 다양한 핑계로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역시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정리를 하고나니 남는건 사진 밖에 없는 것 같다. 나의 이 미약하고 단시간적인 기억을 보조하기 위해선 글과 사진이 필수 인것 같다. 다음 부턴 많이 찍자.

 

첫날 민박집에 나와서 매끄럽게 잘 빠진 도로를 달렸다. 아마도 1136도로가 맞는 것 같다. 제주도에는 해안도로와 일주도로가 있는데 해안도로는 해안을 따라 구불구불 돌아가고 일주도로는 해안 언저리를 돌아 매끄럽고 둥글에 쭉 뻗어 있다. 중간중간에 해안도로가 사라지면 일주도로를 통해 달렸다가 다시 해안도로로 달리면 된다. 하례리에서 다음 목적지인 민속촌까지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는 것 같아서 꽤 속도를 내어 달렸다.

 

 하례리를 출발해서 잠시 쉴때, 우회전 하면 영화박물관이 있다고 했지만 우린 그냥 달렸다.

 

1시간 30분쯤 달렸을때 그 말로만 듣던 해비치가 나왔다. TV에도 많이 나오고 사람들이 해비치, 해비치 노래를 부르길래 과연 얼마나 좋을까 기대가 됐었는데 조금은 실망이었다. 물론 좋긴 했지만 차라리 양양의 대명 쏠비치가 더 좋은 것 같다. 제주도라는 지역적 아우라가 더해져서 해비치에 대한 환상이 뭉게구름 퍼지듯이 커진것 같다. 물론 해비치도 좋긴 좋았다. 그러나 건물 생김새도 서울시내에서 본것만 같은 사각형의 모양새에 너무 세련되게 지어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해비치안 수영장에서 선배드에 누워 태닝을 하고 있는 사람들만은 참으로 부러웠다. 땀을 뻘뻘 흘릴며 1시간 30분을 달린 우리와는 엄청난 대조였다. 그래도 나는 달린다.

 여기가 해비치다. 해안가에 바로 붙어있어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다가 나온다.

 해비치 간판, 나중에 한 번 가보고 싶긴 했지만 내가 보기엔 우리 제주리조트가 더 좋아보였다.

 

해비치에서 잠시 사진을 찍고 다시 아스팔트 위로 올라섰다. 10분쯤 더 달렸을때 민속촌이 나왔다. 원래 들를 계획은 없었지만 아침부터 계속 자전거만 타는 것 같아서 석원군과 상의해 민속촌에 들리기로 했다. 민속촌은 생각보다 꽤 넓었는데 제주도 전통 가옥도 있고 대장간도 있고 이것저것 볼게 많았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대장금을 찍은 모양이다. 한류의 총아 답게 여기저기 대장금의 장면들이 흩어져 있었다. 1시간을 넘게 둘러 본것 같은데 민속촌 안에서 음식점이 있어서 점심을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이곳도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매우 호의적이셨는데 사장님께서 공기밥도 공짜로 주셨다.

 민속촌 입구쪽에 있는 조각상, 잘보면 조각상의 입에서 물이 나오는 것 같다.

 원래는 이렇게 물허벅에서 물이 나온다.

 제주도 전통 가옥, 내 눈엔 다 똑같이 보였지만 제주도 전통가옥에도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제주도의 상징중 하나인 대문

 현무암으로 된 돌담길과 그 아래 소담하게 핀 이름 모를 꽃이 아릅답다.

 제주도 전통 화장실에서 기념사진, 내가  O을 싸면 아래에서 똥돼지가 그것을.....

 아마도 민속촌 안에서 현상수배된 분이신듯 하다.

 해녀의 집이다. 저기 중간에 해녀도 보이고 돌담에 그물을 널어 놓았다.

 민속촌 안에서 동동주와 제육볶음

한시간 반가량을 둘러보고 민속촌을 나왔다. 다시 성산일출봉으로 고고!~

 

 프론트랙에 패니어를 단모습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만난 제주도의 해안

 셋째날 왈바져지를 입고 라이딩을 해서 나도 허벅지가 새까맣게 타버렸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이렇게 한치 말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망을 담아 쌓아놓은 돌탑들

 여기도 용천수 저 반대편에 노천탕이 있다.

 널부러져 쉬고 있는 석원군, 이곳 마을 이름이 잘 기억이 안난다. 자전거 여행자들을 위해서 무료로 수리도구도 빌려주고 쉴곳도 마련되어 있었다.

 

오후 두시쯤 되어서 섭지코지에 도착했다. 피닉스 아일랜드가 있고 드라마 '올인' 촬영지가 있어서 한번 들러보기로 했다. 저 멀리 섭지코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섭지코지 근처에 도착해서 잠시 쉬고 있는데 내 앞에 1인용텐트 하나가 보였다. 원래 나의 여행계획 역시 1인용텐트를 가지고 비박을 하는 거였지만 석원군이 반대해 할수 없었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갔다. 땡볕에 텐트를 치고 있는 모습이 좀 더워보이긴 했지만 나도 다음번엔 1인용 텐트를 가지고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내가 쉬고 싶은곳에서 쉬고 나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다. 1인용텐트의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는데 보통 13만원에서부터 50만원대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여름에도 침낭은 필수라고 한다. 겨울용 침남은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것도 있다고 하니 우선 겨울은 패스한다.

 저 멀리 피닉스 아일랜드와 드라마 '올인'에 나오는 교회가 보인다. 사실 별로 볼건 없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여행을 하고 있는 이름모를 여행자. 차양막 아래 앉아 있는 모습이 왠지 더 자유로워 보인다.

 섭지코지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바라보니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이날 숏을 입고 타서 허벅지가 많이 탔다.

상체는 거의 다 덮고 탔는데 8월 제주의 태양은 저정도 해야 막을 수 있다.

석원군도 한 장 박았다.

 피닉스 아일랜드로 들어가는 길을 쭈욱 타고 들어가면 섭지코지 끝이 나온다. 저기 멀리 보이는 교회가 올인에 나온교회다.

입장료가 있길래 그냥 지나쳐서 저쪽 뒤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별거 없다. 섭지코지 자체가 신기한 지형이었을 뿐 그 안에 있는건 별로 볼게 없었다. 그래도 한 번 들어가 볼만하다. 섭지코지를 한 번 둘러보고 다시 성산일출봉으로 향하기로 결정한다. 원래 하루하루 목적지를 정한게 아니기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힘 닿는데까지 밟기로 했다. 다음 목적지는 성산일출봉. 제주도 일주도 거의 막바지에 이른다.

 

 성산일출봉에 올라가는 길. 저 꼭대기까지 오른다. 아래에서 보기엔 참 높아 보였는데 막상 오르다보니 금새 도착할 수 있었다. 아래에서 보는 모양이 거칠고 참 위압적으로 다가오지만 몇번의 가파른 계단만 지나면 금새 정상에 오를수 있다.거친 모양과는 다르게 안으로 들어가면 잘 정돈된 현무암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을 차근차근 내 발아래 두고 나면 정상에 올라 겨드랑이를 서늘하게 식혀주는 바람과 만날 수 있다. 제주도에서 만난 바람중 가장 센 바람이었다. 하루종일 뜨거운 태양에 데워진 나의 몸을 단번에 식혀주었다. 아직도 내 귓등을 스치는 바람이 느껴지는 것 같다. 바람이 호쾌한 남자의 웃음을 닮은것 처럼 빠르고 유쾌하게 지나갔다. 성산일출봉 초입에는 현무암으로 돌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옆으로는 초록빛 초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풀내음이 물씬 풍겨져 온다. 한 번 뒹굴기라도 하면 내 몸 전체가 초록빛으로 물들 것만 같다. 올라가자. 높이높이.

 올라가다가 기념사진을 한장 찍는다. 이번 제주도 여행동안 클릿슈즈를 신고 다녔는데 이런 관광지 안에서는 클릿슈즈를 가방에 넣어두고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제주도는 현무암 계단이 많기 때문에 클릿슈즈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약간 무리가 있다. 관광지에서 신발을 계속 갈아신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래도 라이딩시에 클릿슈즈를 신는게 버릇이 들어서 어쩔수 없었다.

 돌이 많은 제주도 답게 모든 계단은 현무암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여름휴가를 즐기러 제주도에 왔다.

 정상에 올라가면 이렇게 가운데가 움푹 파여있다. 성산일출봉은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것을 다 알테고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밖에 테두리를 두르고 있는 성모양을 하고 있다. 99개의 봉우리가 있다고 해서 구구봉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그 모습이 거대한 성모양이라고 해서 성산이라고 불리고 일출이 아름답다고 해서 성산일출봉이라고 불리운다.

 이제 다시 내려간다.

 성산일출봉 아래에서 바라본 절벽

 

오늘도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이후에는 성산일출봉이 바라다 보이는 민박집을 아주 저렴하게 잡아서 묵었다. 석원과 나 둘다 학생처럼 보였는지 민박집 주인아주머니가 학생DC를 해주었다. 이제 29살, 내년이면 30인데 학생DC라... 뿌듯하다. 민박집 이름은 성산포뚝배기인데 음식도 맛있고 주인아주머니도 쏘쿨이다. 추천 할만 하다.

 

 

8월 19일

숙박료: 40,000원

저녁: 25,000원

성산일출봉입장료: 4.000원

편의점:5,550원

민속촌입장료: 14,000원

총계:  88.550원

샛째날 이동경로(속도계고장으로 정확한 거리는 알수가 없다.)